초보 상담자들이 상담 사레 분석 과정에서 보이는 문제점
상담의 초보자로서 우리가 흔히 갖게 되는 의문점은 어렵게 배운 상담의 이론적 지식과 기법을 상담 장면에 잘 접목시키고 잇는지에 대한 관심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초보 상담자들이 상담 사레 분석 과정에서 보이는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사항을 섬세하게 살펴보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상담 및 심리치료사들의 상담 및 슈퍼비전 경험에 대한 여러 연구를 살펴보면, 초보 상담자가 사례를 분석할 때 가장 빈번히 지적되었던 사항으로는 핵심감정의 파악과 공감적 이해의 부족을 첫손가락으로 꼽았습니다. 초보 상담자들은 내담자의 표면적 증상이나 일상적인 사건에만 매달리고, 핵심감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내담자의 절실한 문제에 적절한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상담자 자신의 문제로는 내담자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마음에서 성급하고 부적절한 해석을 하거나 지나치게 이론과 형식에 끼워 맞추려고 하는 점, 상담자 자신의 가치 판단 기준으로 내담자를 비난하거나 배척하는 경우, 근친상간적 주제 혹은 성적인 문제를 내담자가 내놓을 때 상담자 자신이 불안을 느껴 회피해 버리고 충분히 다루지 못하는 경우, 그 밖에도 상담자의 종교적, 사회적 편견, 내담자에 대한 관심 부족, 내담자의 침묵에 대한 상담자의 불안, 상담자의 일방적 주제 변경, 상담자 자신의 내면적 갈등 및 정서적 미숙 등이 있으며, 이는 상담의 진행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또 상담자가 상담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올바른 이론적 지식이 부족해서 비롯되는 문제로는 내담자의 막연한 언급에 대한 명료화의 미흡,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담자의 개인력, 가족력, 발병 상황에 대하여 철저히 규명하는 자세 및 능력의 부족, 상담 목표 및 방향 설정의 미숙, 적절한 치료적 개입의 미숙(예컨대, 한정된 질문으로만 일관하여 내담자의 감정 표현을 오히려 막아 버리는 경우, 또는 전이 감정에 대한 파악 및 처리 미숙) 등입니다.
상담 사례 분석에서 살펴보아야 할 내용
이상의 몇 가지 유의점에 유의하면서 상담 사례 분석에서 살펴보아야 할 내용은 언급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상담자가 내담자의 핵심 감정 또는 중심 주제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파악을 하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핵심 감정은 내담자의 증상 밑에 억압되어 있는 주 감정(주로 내담자가 어린 시적 동안 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긴 정서적 힘의 상호작용 패턴으로 정신 역동에서는 이 핵심 감정이 그 본질에서는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은 채 각 개인의 나머지 일생 동안 성격의 핵심이 된다고 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핵심 감정으로는 사람에 대한 욕구, 복수심, 경쟁심, 의존심, 배척, 박탈, 죄의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역동적인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발병 요인, 어린 시절의 상처 입은 경험 및 반복적인 패턴을 검토합니다. 문제를 발생시킨 기본적 감정 세력들에 대한 이런 충분한 이해와 검토는 상담자로서 하여금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하도록 해 주는 이점이 있습니다.
둘째, 내담자의 역동을 진단 내릴 수 있도록 내담자의 문제 발생 시기와 그 전후 상황 및 경과를 자세히 검토합니다. 생활사에서 겪었던 어려움 등의 파악은 현재 내담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이해를 분명하게 해 줍니다. 이는 앞서의 핵심 감정의 발병 직전 상황, 과거의 성격 특성, 성장과정 중의 경험 등 속에 일관되게 해결되어 있지 않음을 내담자에게 이해시키는 과정도 되므로 치료 관계의 형성이 빨리 촉진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상담 이론과 기법의 적절한 사용 문제입니다. 상담 이론은 내담자의 문제 행동이나 증상 이해와 상담을 효율적으로 접근하게끔 하는 길을 제공해 주는 장점도 있지만 이에 대한 맹신은 칼과 같아서 잘못하면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론에 내담자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론은 내담자의 전반적인 세계에 대한 이해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넷째, 내담자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병리적인 역동의 핵심들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에도 초점을 두어야지만, 그의 건강과 장점의 원천도 사례에서 활용되고 있는지 보아야 합니다. 내담자의 병리적은 역동은 내담자를 힘들게도 하지만 삶의 힘인 동시에 장점입니다. 삶의 힘은 약점의 그늘에 가려서 보기 힘듭니다. 약점을 병으로 강조하게 되면 이 점이 강조되어 삶의 힘은 퇴색되어 버립니다. 상담자가 병을 퇴치하는 동맹자로서 임하기보다 병리적인 역동에 섞여 있는 삶의 힘을 직시하고 그 힘을 존중하고 인정하면 내담자의 시각도 바뀌게 됩니다.
다섯째, 상담자와 내담자의 치료 관계를 살펴봅니다. 이해와 공감을 전달하고 정서적으로 수용적인 분위기, 따뜻하고 지지적인 치료 관계인지를 점검합니다. 굳건한 치료 관계를 형성하는 상담자의 능력이 상담의 성공적인 결과와 가장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러 연구가 언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담 관계가 따뜻하고 내담자와의 상호 관계가 활발하지를 주고받는 대화 과정을 통해서 파악해 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상담 사례를 통하여 단순히 수동적으로 배울 것이 아니라 선배, 동료의 사레를 매개체로 하여 자신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를 깨닫고 학습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